2009년 8월 19일 수요일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효도 하시게요?

ySTMFRKlrgl-Bu7Tx1yj3EndcATkCMOzQEGj39jOrMk,

월요일 아침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외삼촌 돌아가셨다."

 

나이차가 많은터라 같이 한 추억이나 기억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제가 초중교때 외가쪽 식구들 모두가 모여

(한번 모이면 3대가 모이니 족히 30명이상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년에 한두번씩 다같이 모여 바다로 산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많이 어렸던 탓인지 그저 좋았던 기억밖에 나지 않네요..  ........

 

15년전쯤 둘째 외삼촌께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고,

매년 모였던 모임의 횟수가 점점 줄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할머니와 같이 사셨던 막내삼촌은 풍으로 쓰러지시고,

그 영향으로 할머니마저 건강이 많이 나빠져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로는 가족이 모이는 일은 나쁜일 혹은 좋은일 둘 중 한가지입니다.

이유 없이 만나는 일이 없어진 거죠..

 

좋은일이 많아 모이는 것은 기쁘고 기분 또한 좋은 일이지만,

좋치 않은 일이 생겨 모이는 것은 좀 쓸쓸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월요일 퇴근후 마산행 버스를 탓습니다.

가는길이 많이 더뎠습니다.

 

새벽도착이었지만 임종은 뵐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가시는 길 큰 도움은 되지 않았겠지만,

편히 가시라고...

고생만 하시다 가셔서 그 곳에서라도 편히 쉬시라고...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해 드린것이, 해 드릴것이 없어 죄송하다고...

마음 속으로나마 전해 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제 손윗 형제들은 대부분 가정을 꾸렸습니다.

저는 아직이지만..

여튼..

도착해서 문상을 드린 후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렇게.. 이런일이 생겨야 그제서야 가족이 모이면.. 그게 가족이냐고...

예전에 너와 내가 어렸을때 어른들이 해준신 만큼.. 이제 우리가 할 때가 된것 같다고....

 

그래서 이제는 저희가 하기로 했습니다.

친구와도 계다 머다 해서 년에 몇번씩 모임도 하는데..

가족이 친구보다 못할것이 없습니다.

 

외삼촌이 돌아가시면서 큰 선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끈끈한 가족애 만들어 주셔서...

당신이 돌아가시면서 부족한 저희에게 많은 생각, 좋은 생각 하게 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

 

저희 부모님께서는 두분 다 일을 하실 만큼 아직 건강하십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또다시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살아 계실 때 내가 해 드릴수 있는것은 뭐든지.. 해 드려야 겠다고 말입니다.

 

대부분 그런 생각은 하고 있을실 꺼라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잘 되면,

결혼만 하고 나면,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성공하고 나면,

 

그때 꼭 잘해 드릴거라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오천원짜리 국밥 한그릇이라도 두분 모시고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그저 전화를 자주 드리는 것 만으로도 부모님께서는 고마워 하신다는 걸

그저 작은것일지라도 효도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작은것부터라도 하나씩 시작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 블로그에도 올린 적이 있었는데.. 

부족하기만한 제 필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해서

세드주누님의 카툰을 첨부했습니다.


 

                              [출처] www.sadjunu.com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효도할께요"
...
...
...
나중에...
...
언제?

효도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댓글 34개:

  1. 아 나도 저 카툰 보고 눈물 흘리면서 다짐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다짐은 그 때 잠시로 끝났...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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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늘 저녁 부모님 안마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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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엄마한테 전화라도 한 통 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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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어찌 - 2009/08/19 13:59
    어찌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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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연님 - 2009/08/19 15:46
    네네 같이 계신것 같은데 자주자주 안마 해 드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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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HoYa™ - 2009/08/19 16:47
    저도 한 통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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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김젼 - 2009/08/19 14:13
    횽아는 나한테도 좀 잘해!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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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



    죄인은 할 말이 없군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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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마가진 - 2009/08/19 20:32
    마가진님 맘을 무겁게 하려 포스트를 쓴건 아니였는데..

    괜히 죄송하네요. ㅠㅠ

    그저 외삼촌께 살아계실때 드리지 못한 제 마음을

    포스트에 담아 조금이나마 가시는 길 편안하시길...

    하는 맘에 쓴 글이었는데.. 본의아니게 글의 의도가 효도하자.. 해야 한다.. 그럽시다.. 그렇게 흘러간듯 싶네요.. ㅠ

    부족하기만한 필력이 괜한 오해를 샀습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마가진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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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김젼 - 2009/08/19 14:13
    내가 멀 어쨋다고 그러는겨..

    우울하구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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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momogun - 2009/08/19 23:43
    ㅠㅠ 사랑으로 보듬어 주어 ㅠㅠㅠㅠㅠ

    횽아가 좋아하는 하트 줄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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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저도 죄인이라 할 말이 없어요;;

    부모님 다 살아계셔도 매번 좋지 못한것들만 안겨드리니 말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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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눈물이 고이네요... 저도 참 못난 자식 같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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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momogun - 2009/08/19 23:42
    어유..아닙니다..

    슬픈일을 기점으로 가족간의 화목이 도모되고

    떠나가신 분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제 위치를 잠시 일깨워 주셨을 뿐입니다.

    그리고 일깨워 주실 분 또는 계기가 제겐 필요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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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전 아는 분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문상을 다녀오며 부모님께 좀더 자주 전화하고 좀더 자주 찾아뵙고 좀더 자주 마음 써야지 했었는데 겨우 이주만에 헤이해졌더랍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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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마가진 - 2009/08/19 20:32
    오해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마가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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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띠용 - 2009/08/20 00:16
    아뇨아뇨.. 이제부터 청산하시면 됩니다.

    저 역시 죄인이라.. 포스팅 쓰면서도 마음이 무겁긴 했습니다. ^^

    이제부터라도 잘하자는 맘이 더 큰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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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Design_N - 2009/08/20 00:24
    디자인엔님을 곁에서 늘 응원하고 계실 껍니다. ^^

    얼른 성공합시다!! 화이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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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mari - 2009/08/20 06:54
    감사합니다. ▶◀



    저 역시 다시 한번 마음 다잡았으면 하는 맘에 쓴 글입니다.

    물질보다는 마음이...

    그걸로도 충분하다는 생각 하고 계신분이 부모님인것 같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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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김젼 - 2009/08/19 14:13
    김젼아 이제 싸움질 그만하고..

    엄마한테 전화 자주 드리렴..

    나부터 잘해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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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김젼 - 2009/08/19 14:13
    너의 하트가 꽉 움켜진 주먹으로 보이는구나...

    울컥 울컥 하는구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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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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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Anonymous - 2009/08/20 12:05
    아이고.. 감사합니다. ㅠㅠ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감사한 제 맘이 보탬도 뺌도 없이 따뜻한 분께 그저 그대로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



    아무튼 제 지금 기분이 아싸~~~~~~~~ 어예~~~~~~~

    머 이렇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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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ㅠㅠ....!!!

    전 친정부모님이 어려서 돌아 가셨어요..

    살아 계실때 자식도리를해 드려야 되요 ..

    결혼해서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던 기억이 철들고 부모님과 함께한기억이었어요

    10년을 모시고 살다가 작년 봄에 돌아 가셨는데 살아 계실때 야단 맞는거 간섭다 좋아요..

    제가 어머니가 아님 누가 날 이렇게 이해주실까 생각하며 같이 살았어요 친정엄마에게 하듯 응석도 부리구 작은 시누이 한때 나보다 더 잘해주는 생각이 됨 나 한테 왜 더 잘안해주냐구 하구 그래서 둘이 속옷만 입고 같이 자고 목욕도 같이가서 서로 때도 밀어주고 그리고 돌아 가시기전에 고맙다고 제게 말씀하시고 돌아 가셨는데 그리 눈물이 안나더라구요 그냥 맘이 편하고 지금도 꿈에 한번 나타 나시더니 생시처럼 살림잘못한다고 혼났어요..저두 지지 않고 뭐 이러구 사는거죠 하고 뭉개듯이 넘어가는데 잠이 깼어요 어머니 보고난 날은 기분이 좋아요..

    그냥 생각에 다음으로 넘기지 말고 지금 모든일을 같이 나누면 되요 저희는 여행도 꼭 같이 다녔어요...

    한번은 아이들아빠가 기차여행이라 어머님이 힘들꺼라 했지만 제가 꼭어머님 모시고 가자 했지요 그랬더니 소녀처럼 좋아하시던 어머님 모시고 부산에 자갈치 시장에 갔다온 기억은 넘 좋았어요..^^

    많은 기억을 함께할 시간을 같는거 그게 젤 좋아요....

    제가 팁은 다 가르쳐 드렸으니 부모님 모시고 사진 찍어서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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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곤이엄마 - 2009/08/21 10:57
    아고 곤이엄마님.. ^__^

    많은 기억을 함께할 시간을 같는것..

    가슴깊히 새기겠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가까운데라도 다녀 와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사진은 사실 비공개인데.. 좀 못나서..ㅋ

    곤이엄마님 말씀 들으니 힘이 나는데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블로그에 꼭 소개 하도록 할게요 ~ ^^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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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마음이 싸...ㅜㅜ

    맞아요..

    시간은 부모님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마음..

    되새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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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민시오 - 2009/08/21 14:30
    넵.. 저도 민시오님 댓글보고 또 한번 마음 새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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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새드주누님은 사람 사는 이야길 참 잘 풀어내시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님입니다



    에고, 집에 있기 싫어 나와산지 6년

    참 맘대로 안되는 세상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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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윤뽀 - 2009/08/27 14:20
    흑.. 전 이제 5년차인데..

    참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ㅠㅠ



    ** 저도 세드주누님 좋아라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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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저도.

    앞으로 부모님과 함께할 생각이 많지 않았다는 생각이 요즘 종종 들어서 가능한 많은 걸 함께하려고 해요.

    뜻대로 되지 않고 짜증내고 그럴 때도 많지만요.

    있을 때 잘하라는 말도, 명언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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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Briller Kate - 2009/08/27 22:56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있을때 잘해~ 흔들리지 말고~♬ 노래가 생각나는 새벽이구먼?? ㅎㅎ

    잘합시다!! 켓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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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trackback from: 뉴해피님의 믹시
    정말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아요. 부족하지만 지금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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